공중전화를 걸던 때가 좋았습니다.

아주 오래전 길을 걷다가 갑자기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려면 달려가던 공중전화 박스가 있었습니다.

 

골목에는 조그만 상가 옆에 붙어 있던 작은 박스에 놓여 있던 주황색 전화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는 버스정류장 가까이 공중전화 박스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던 기억임에도 공중전화는 누군가에 연락을 하는데 꼭 필요했었고 많은 사람들은 전화를 걸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공중전화를 너무 오래 한다고 뒤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싸웠다는 뉴스도 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가나 봅니다.

 

사람의 기억은 나에게 필요하지 않으면 잊혀지는 것인지, 공중전화기는 이제 애물단지 같이 보여지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누구나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시대에 공중전화를 찾는 이는 이제 없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지난 주 세종문화회관을 가는 도중에 우연히 만난 여러대의 공중전화기를 보았습니다.

한대도 아니고 여러대가 한꺼번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 저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똑 같은 모습도 아니고 각양각색의 공중전화기를 이렇게 만나는 것이 반가웠고

과거에 그렇게 공중전화기에서 전화를 걸었던 사람도 문득 기억났습니다.

 

이제 공중전화기를 찾아 다니는 사람도 없어졌고

동전을 바꿔 전화를 할 사람도 보이지 않지만

그 자리에 그렇게 그대로 있는 공중전화기를 보면서

잠시동안이지만 저는 옛 생각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공중전화기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란히 줄 서 있는 공중전화기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그대로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지금이나마 과거를 간직하고 싶어서일까요...

 

봄이 훌쩍 다가오는 시간,

우연히 만난 공중전화기들을 보면서

오래된 친구를 길에서 만난 느낌 같았습니다.

 

시간은 자꾸 지나고 있지만

저는 그대로 있는데

저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그렇게 빠르게 달라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공중전화기를  보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저장된 목록으로 전화를 하다보니

가까운 이의 전화번호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세상에 사는 것 보다는

언제든지 공중전화에서 그 사람의 전화번호를 생각하면서

살던 그 때가 혹시 더 좋았던 것은 아닌가 합니다.

 

편리하고 간단한 세상보다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를 늘 기억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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