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 사랑의 묘약 전시회

아주 가끔 미술관을 찾습니다.

 

예전에는 예매도 하여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찾기도 하였지만 게으름이 늘면서 그냥 시간이 허락되면 찾아갑니다.

 

얼마전에 경복궁역에서 내려 서촌 한옥마을을 보다가 자하문길을 걸어서 서울미술관까지 걸어가 보았습니다.

 

서울미술관에서는 지금 '사랑의 묘약'이라는 전시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PhotoGuide.com Korea Photos

 

 

사랑의 묘약

열개의 방, 세개의 마음

 

'사랑의 묘약' 이름만 들어도 뭔가 스토리가 있을 법 합니다.

 

사랑에 관한 수 많은 사연들과 전설들이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데 사랑을 만들어 주는 묘약이 있었을까요? 옛날에 마법사의 동화에 나올법한 이야기 같은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었습니다.

 

지금 서울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랑의 묘약' 전시회는 지난 1832년에 초연된 '사랑의 묘약' 오페라를 모티브로 만든 전시회라고 하는데, 국내외 작가 10팀이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주인공들이 경험하는 감정 변화를 각자의 키워드로 해석하여 작품으로 보여줍니다. 즉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를 회화와 조각, 사진 등으로 재창조한 현대미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총 10개의 섹션으로 이동하면서 극 중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10개의 감정을 키워드로 설정하고, 이를 각자의 개성으로 표현한 작품이 있는 방을 감상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아래는 사랑의 묘약입니다.

서울미술관 전시관 1실로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색깔의 묘약들이 병에 담겨져 눈길을 끕니다.

 

멀리서 보면 색깔이 모두 다르게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녹색이라도 또는 같은 파란색이어도 색깔이 서서히 다르게 보입니다.

아마, 이게 사랑의 묘약이라면 사랑도 이렇게 색깔처럼 달라지는 것인지요.

 

ⓒPhotoGuide.com Korea Photos

 

사랑을 하는 사람을 두고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은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전시실 입구를 들어서면 보입니다.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

어찌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하리.

그녀는 현명하고 영리한데

나는 항상 우둔하고 말도 할 줄 모르네.

그녀를 책을 읽고 있네.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

난 너무 바보야

나의 가슴은 뛰고 있네

아,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가!

아, 그녀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가 내 마음 알까?

내 마음 속에 숨은 사랑 전할 길 없네.

 

 

 

이번 서울미술관 사랑의 묘약 전시회에서는 신왕(Hsin Wang)을 비롯해 김현수, 신단비이석예술, 안민정, 이이언&홍은희, 정보영, 홍지윤, 밥 캐리(Bob Carey), 이르마 그루넨홀츠(Irma Gruenholz), 타쿠 반나이(Taku Bannai)까지 총 10명의 국내외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엄선해 소개하고 있는데, 전시는 2018년 3월 4일까지라고 합니다.


사랑의 묘약 전시회 가운데 사진작품도 이색적이고 독창적입니다.

 

새롭게 주목받는 대만의 신예 사진작가 신왕(Hsin Wang)의 사진작품을 봅니다.

 
'De-selfing'(2014)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신념과 집착을 버려가는 '자기부정'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의 ‘T매거진’에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남녀 둘의 애틋하면서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을 그대로 영상에 담은 것 같기도 하고, 다소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르마 그루넨홀츠(Irma Gruenholz)의 작품입니다.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는 부드러운 터치감이 돋보이는 작품들입니다. 남녀가 아주 편안한 느낌으로 함께 하고 있으며, 나비가 여성의 입술에 닿아 있는 작품도 있는가 하면, 사랑으로 남녀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느낌을 주는 작품도 있습니다.

 

 

 

부인이 암에 걸리자 분홍색 짧은 치마를 입고 사진작품을 남긴 작가도 있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도
나를 비웃는 사람들의 손가락질도

두려울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나의 사랑, 나의 아내

린다를 웃게 할 수만 있다면"


분홍색 투투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잔디밭에서 양팔을 번쩍들고
점프하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뉴욕타임스퀘어에서도 점프를 한다.

 

투투프로젝트를 만든 밥캐리라는 작가의 작품세계입니다.

 

 

퓨전 동양화가로 알려진 홍지윤 작가의 작품입니다.

 

화려한 유화의 느낌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수묵화의 감정이 배어있는 것 같습니다. 수묵과 담채로만 이루어진 전통적 수묵화 방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특이한 작품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래 사진 작품 좌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만남
길을 걷다가 그대를 마주합니다.
우리는 같은 시간 다른공간에서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봅니다.
그대가 보고 싶고 그대를 만났습니다.


지나감
우리의 시간이 지나가면 우리의 이야기도 지나갑니다.
우리의 지난 시간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대의 어젯밤이 지나면 내가 그 밤을 오늘과 함께 받겠습니다.

 

 

서울미술관 전시 타이틀 '사랑의 묘약'은 아리아인 '남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이 유명합니다. 조건 없이 아디나를 사랑하는네모리노가 우여곡절끝에 사랑을 얻게 된다는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인데, 이 곡은 너무 유명해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 입니다.

 

Una furtiva lagrima
negli occhi suoi spuntò...
quelle festose giovani
invidiar sembrò...
Che più cercando io vo?
M'ama, lo vedo.
Un solo istante i palpiti
del suo bel cor sentir!..
Co' suoi sospir confondere
per poco i miei sospir!...
Cielo, si può morir;
di più non chiedo.

 

재미있는 내용은 이 극 중에서 네모리노는 사랑의 묘약을 통해 아디나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정말로 약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상대방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묘약으로 상대방을 유혹한다는 것 자체도 황당하지만 누군가의 사랑을 절실하게 원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사랑의 묘약은 있을 것 같고, 그래서 그것을 갈구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은 빠지는 것입니다!

 

서울미술관에서는 볼거리가 너무 많습니다.

추운 겨울날, 길을 걷다가 미술관에 들려보면 어떨까요?

자주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가지는 못하지만

가끔은 들려볼만 합니다.

 

 

부암동 서울미술관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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