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천은사, 지리산 산수와 풍광을 품은 아름다운 천년사찰
구례 지리산 천은사(泉隱寺)는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로 불리는 곳입니다. 엄마의 아늑하고 포근한 지리산의 산자락이 감싸고 있는 형태의 구례는 섬진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남도의 청류가 어우러지고 가는 곳마다 명당 같은 곳이 구례라서 그런지 이곳에는 참 많은 사찰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천은사로 떠나봅니다!
구례 천은사를 가다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에 위치한 천은사는 통일신라 흥덕왕 3년(828) 덕운선사가 세웠는데 처음에는 절 이름을 감로사라 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정유재란 때 소실되는 화를 당하였고, 숙종때 중건하면서 감로사였던 사찰이름을 천은사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영조 시대 1773년에는 불이 나서 사찰의 모든 건물이 불타 버렸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절이기도 합니다. 지금 천은사에 건물은 극락보전, 팔상전, 응진전 등 20여 동의 건물이 있습니다. 현재의 건물들은 영조 때 화재로 소실되었던 것을 크게 중건한 것이라 한다.
천은사는 그곳을 가보시면 바로 알겠지만 지리산 계곡에 자리잡고 있어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 풍광도 매우 아름다운 전형적인 산사(山寺)의 풍경을 자아냅니다.
천은사의 가람배치는경사진 지형에 축대를 쌓아 여러 단으로 공간을 분리하고 있는데, 이것은 지역적 특성을 잘 살려서 사찰을 건립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지리산 계곡에 세워진 정자인 수홍문(垂虹門)이 출입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천왕문을 지나면 신도들의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강당인 보제루가 나옵니다.
천은사의 중심영역은 주불전인 극락전을 중심으로 양쪽에 회승당, 설법당 등 여러 동의 요사채 건물들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천은사는 매우 오래된 사찰이지만 부처의 사리를 모신 석탑이 없다는 것이 특징적이나, 진짜 사리를 에 모시고 있어 이곳에 가시면 두 눈으로 똑똑이 보시기 바랍니다. 천은사는 일반적인 사찰에 비해서 요사채 건물들이 많습니다. 극락전 뒷편에는 팔상전을 중심으로 응진전, 관음전, 삼성각 등의 불전과 승려들이 수행하는 공간이 들어서 있습니다.
천은사 일주문
일주문이 보이면서 양 옆으로 연등들의 행렬이 길게 나 있습니다. 연등을 따라 계속 올라갑니다. 가다가다 보이는 우거진 송림의 모습도 장관입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지리산 계곡을 건너는 다리와 그 위에 세워진 수홍루를 볼 수 있습니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가는 길은 참 좋습니다. 푸르게 물든 숲 사이로 반짝이는 천은저수지의 풍경은 그림 같기만 합니다. 천은사 본당으로 가면서 천왕문에 이르기 전에 수홍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리에서 본 수홍루입니다. 고애신과 김희성(변요한 분)이 서서 마지막 작별을 나눴던 팔작지붕 다리로, 천은사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장소입니다. 가을에 여기에 오면 반짝이는 물빛과 단풍이 어우러져 정말 멋질 것만 같습니다. 수홍루 위쪽에 세워진 다리입니다. 상태가 깨끗한 것으로 보아 교각을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천은사 계곡에는 마르지 않은 샘이 있어 감로사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천은사 바로 앞에는 많은 물이 있습니다.
천은사 천왕문
일주문을 통과하면 나오는 천왕문입니다. 사찰의 경내로 접어드는데 있어 반드시 거치는 관문입니다. 역시 사천왕이 눈을 크게 뜨고 잡귀들이 오는지 경계를 철저히 하는 모습입니다.
천왕문을 통과하고 나면 축대를 쌓아 단을 높게 조성한 주불전이 있는 중심영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면에 강당 건물인 보제루가 있고 양쪽에 범종각과 요사채가 들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이 오신 날 행사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많은 연등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보제루
보제루와 그 실내입니다. 크기도 크고 넓기도 넓습니다. 잠시 신발을 벗고 보제루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보제루는 대중의 법요식 집회소로 쓰이는 건물로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맞배집 형태입니다. 그냥 큰 강당이라 이렇게 보면 좋겠습니다.
주불전이 있는 중심영역에 들어서면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승려들이 기거하는 요사채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마당은 상당히 넓은 편으로 탁 트인 공간이 있습니다. 천은사도 다른 사찰들과 같이 아미타여래를 모신 극락보전을 주불전으로 하고 있습니다. 극락보전 건물은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로 팔작지붕을 하고 있습니다. 극락보전에는 아미타여래가 그려진 후불탱화(보물 924)가 있다. 잘 다듬은 화강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건물의 형태입니다.
극락보전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친견해 봅니다. 영롱한 보석과 같은 형태로 진주 같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색깔도 신비롭기만한 진신사리입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고 특이한 느낌입니다. 많은 스님들이 다비식을 마치면 나온다는 사리도 신비하지만, 부처님 진신사리를 천은사 극락보전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습니다.
미스터 션사인이라는 드라마에서 고애신 부모의 위패가 모셔진 곳으로 드라마에서 자주 비치던 장소가 바로 이곳 '극락보전'입니다.
고애신 부모의 위패가 모셔진 전각으로, 이곳에서 구동매가 이렇게 읊조렸다.
"안 되는 거겠지요? 이놈은…"
극락보전에 모셔진 부처는 아미타이며, 뒤쪽 벽면에는 백의관음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관음전
팔상전
응진당
회승당
천은사 서쪽편에 자리 잡은 회승당(會僧堂)입니다. 살림집처럼 지어진 건물로 원래는 승려들이 수행하는 공간이지만, 지리산을 찾는 신도들을 배려하여 크게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포대스님
지리산 천은사는 넓고 방대한 지리산 자락에 있었기에 과거에는 쉽게 찾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노고단에 이르는 지방도로가 절 앞까지 있어서 교통도 좋아졌습니다.
산문과 일주문을 지나 독특하고 풍광이 멋진 수홍문을 건너 천은사를 찾아보는 것도 오래된 사찰에서만 볼 수 있는 기쁨이기도 합니다. 지리산의 빼어난 산수도 좋고, 물과 산이 어우러진 이곳 천은사는 아주 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내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천은사에 얽힌 썰
왜, 천은사인가?
원래는 감로사였으나 사찰의 명칭이 천은사((泉隱寺)로 바뀐 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합니다. 단유선사가 절을 중수할 무렵 절의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사람들을 무서움에 떨었는데, 이때 한 스님이 큰 뱀을 잡아 죽였다고 합니다. 아니 스님이 살생을 하시다니 안타깝지만, 그 이후부터는 샘에서 물이 솟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샘이 숨었다’는 뜻으로 천은사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한 썰이지만 참으로 신기한 전설입니다.
수기를 지키는 현판, 지리산 천은사
천은사는 이상하게도 큰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불상사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절의 절의 수기(水氣)를 지켜주던 뱀이 죽은 탓이라고 합니다. 후에 조선에서 글씨를 잘 쓴다는 원교 이광사라는 사람이 이 절에 들려서 마치 물이 흘러 떨어질 듯 한 필체[水體]로 ‘지리산 천은사'라고 글씨를 써 현판을 다니 이후에는 불이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미스터 션샤인' 드라마는 끝났지만, 오로지 애기씨만을 사랑해서, 사랑에 미친, 사랑해서 미친 사내 구동매가(유연석 분)가 고애신(김태리 분)의 흔적을 찾아갔던 곳이자, 고애신 부모의 위패가 모셔진 곳이며, 조부 고사홍 대감의 49재가 열렸던 드라마 속 사찰이 '구례 천은사'입니다. 참 드라마 만드는 분들 보시면 대단한 것이 어찌 이렇게 좋은 장소들을 잘 아시고 섭외를 잘 하시는지 그것도 참 신기합니다.
구례 가볼만한 곳, 천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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