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옥 을지로 3가 직영점 , 순대 한식 요리 전문점, 추울 때는 그곳에 가고 싶다!
찬 바람 부는 겨울이면 그곳에 가고 싶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찬 바람이 불 때면 가고 싶은 곳이 생겼습니다.
따끈한 국밥 한그릇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학친구가 연말도 다가오니 만나자고 연락이 왔는데, 을지로 3가 2호선 지하철역 입구에 정말 맛있는 순대 국밥집이 있다고 그리 오라고 합니다.
순대국이라고 하기에 서울에 그 수많은 국밥집들도 많은데 꼭 그 식당에서 저녁을 해야하는가 하는가 생각도 들었지만 친구의 강력한 추천에 의해 청와옥이라는 곳을 향해 지하철을 타고 갑니다. 그런데 그 친구 왈, 저녁 6시 이전에 가야지 자리가 있다고 하네요. 저녁 6시가 넘으면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가급적이면 빨리 오라합니다.
얼마나 맛있는 순대국밥이기에 줄을 서서 먹을 정도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도 맛있는 집이라고 하니 서둘러 가봅니다. 가는 도중에 친구는 벌써 도착을해서 대기표를 받고 줄을 섰는데 앞에만 7팀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 시간이 오후 5시반도 안되었는데, 이렇게 이른 저녁에 순대국밥을 벌써 먹으러 그 집에 많은 손님들이 있다니 조금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청와옥에 가면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순대국을 먹으러 줄을 서있는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과연 얼마나 맛집인가 하며 궁금증은 더 커집니다.
을지로 3가역에 내리니 5시반입니다.
친구는 대기표를 받았다면서 저 쪽에서 손을 흔들며 반갑게 맞이합니다.
야, 아직도 3~4팀이 우리보다 먼저 기다리고 있다.
그러고보니 주변에는 지하철을 타러 가는게 아니라, 지하철역 입구에서 청와옥 식당에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이미 그때는 우리 말고도 다른 팀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식당입니다.
순대국 하나로 이리 많은 사람들을 끌다니 궁금함이 더 커집니다.
청와옥, 순대 별미
사실 순대, 순대국은 고급음식이 아닌 전형적인 서민음식입니다.
과거 우리가 배고픈 시절에 가장 친근하게 먹음직스럽게 한끼를 배불리게 먹었던 식사가 바로 순대국입니다.
순대국은 육수에 순대, 내장, 머리고기 넣어 푹푹 끓여낸 것으로 구수한 맛이 사람들의 입과 코를 자극하여 특히 배 고플때 먹으면 아주 제격입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시장 한 구석에서 먹던 시장 국밥부터 순대국 전문점 별미국밥에 이르기까지 지금은 다양하게 한국 정서가 스며든 흔한 음식이 바로 순대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와옥에서 순대가 왜 이렇게 유명한지 일단 먹어봐야겠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우리 차례가 되어서 입장을 하였습니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을지로 청와옥 내부는 순대국집이라고 하지만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하고 실내 디자인도 아주 멋있게 잘 꾸며 놓았습니다.
통상 순대국집이라고 생각하면 허름하고 기둥도 낡고 벽지도 헐은 식당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청와옥은 한정식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식당 입구 왼편에는 과거 약재상들이 쓰던 장농같은 도구가 인테리어로 벽 한면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들어가면서부터 순대국집이 아닌 전문 한정식집 같아 외국 친구나 손님 접대를 이곳에서 해도 손색은 없어 보였습니다.
순대국집에 왔으니, 순대를 먹어봐야 합니다.
친구들과 순대 한판, 술국, 그리고 오징어볶음을 주문했습니다.
물론 순대를 맛있게 먹게 해줄 소주도 함께 시켰습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떡 하니 나타난 순대 한판입니다.
순대가 한식요리로 변신
순대를 시키면 쟁반이나 접시에 담아 주는 순대국집은 많았는데, 이렇게 편백나무 통에 순대를 쪄서 주니 일단 더 먹음직스럽게 보입니다. 그리고 밑에 깔린 숙주나물 향이 은은하게 스며들어 순대의 맛이 더 풍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역시 사람이나 순대나 꾸미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순대가 편백나무 찜통에 실려서 숙주나물을 깔고 앉아 있는 것을 보니, 보기만 해도 맛이 있어 보입니다.
일본식 요리를 보면 건강식이라는 세이로무시(편백나무찜)가 있는데, 청와옥 순대는 이와 비슷하게 순대 요리를 새롭게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거룩하고 순결한 편백나무에 쌓인 순대를 보니 친구들과 술 한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순대를 앞에 놓고 거국적으로 친구들과 원샵을 합니다.
즐겁고 건강하고, 늘 멋진 인생되시게나!
술 한잔에 건배도 합니다.
순대, 술국, 오징어볶음 삼총사의 결말
순대 한판과 같이 어우러진 술국과 오징어 볶음입니다.
술국도 순대와 같이 먹으니 국물도 좋고 얼큰하니 입맛이 쫙 당겨집니다.
오징어 볶음은 숯불의 짙은 향이 스며들어 먹음직스럽습니다.
소주 한잔에 오징어 볶음 하나 그리고 술국 한번 먹고, 또 순대를 먹고 이러다 보니 세 명이 금방 소주 한병을 비웁니다.
아, 이건 실수였습니다.
순대와 술국, 오징어볶음이라는 삼총사 모이니 소주 한병이 아니라 몇 병을 연거푸 마시고 있습니다.
슬쩍 주위를 둘러다보니 분위기가 모두 우리와 비슷한 풍경입니다.
연말에 친구들과 앉아서 술 한잔 하는데 최적의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청와옥을 찾는가 봅니다.
사실 사람의 심리는 거의 비슷합니다.
내가 좋아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거의 좋아합니다.
특히 먹는 것도 그렇습니다.
내가 맛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입맛이 다르겠나요?
순대 한판, 술국, 오징어 볶음의 결말은 엄청나게 술을 당기게 하는 결말을 가져왔습니다.
청와옥 메뉴 가격과 찾아가는 길
정신없이 먹다보니 메뉴판을 사진으로 찍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일단 가격표를 보니 그리 큰 부담은 아니지만 '순대'라는 음식재료로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수준보다는 비싼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일단 청와옥 순대가 고퀄리티이다 보다 가격대가 순대음식으로서는 좀 쎈 편입니다. 그러나 먹고 나서는 그만한 가격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순대음식이 요리로 승화로 되어서, 잡내도 없고 아주 고급진 한식요리를 한판 먹은 기분입니다.
메뉴 가격
순대국 9,000원
편백정식 14,000원
동해 오징어 숯불구이 9,900원
찹쌀, 고기순대 22,000원
모듬수육과 수육, 25,000원
수육 25,000원
육회 대자, 19,000원
육회 소자, 9,900원
육사시미 9,900원
얼큰 순대국 10,000원
을지로3가 청와옥 찾아가는 길
을지로 3가 청와옥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있다고 봅니다.
순댓국집인데도 젊은 손님도 많고 먹음직한 순대 속에 구수한 소가 가득하여 구미가 당기는 것이 있습니다.
팔각 편백찜으로 순대 한판을 내어주는게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치는 서울 중구 을지로3가 346-1입니다.
찾아가는 제일 좋은 방법은 지하철 2호선을 타고 11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보통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입니다.
손님들이 워낙 많다보니 청와옥 예약은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직접 현장에서 웨이팅하다가 국밥 한 그릇 해야 합니다.
서울에 물론 순대국 맛집은 많습니다.
그러나 순대국으로 유명한 맛집들도 많지만, 청와옥 순대국은 단연코 한식요리라고 내놓을만큼 퀄리티가 좋습니다.
12월이 되고, 바람이 차갑게 불면서 따끈한 국밥이 땡긴다면 청와옥 한번 가볼만합니다.
근데 한번 가보니, 다시 또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청와옥이 알고보니 을지로 3가 뿐만 아니라 군자, 잠실, 사당 등에도 있다고 합니다.
꼭 을지로3가까지 나오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 있는 청와옥으로 가시면 좋을듯 합니다.
청와옥이 강서, 영등포, 마포 쪽에도 하나 있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아직 서울 북서부 쪽에는 직영점들이 없는게 아쉽습니다.
이상으로 소중한 '내돈으로 사먹고 내가 사진 찍은 맛갤러리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