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매미들의 합창
연일 계속되는 비가 오늘 오후 그치더니 따스한 햇볕이 비칩니다.
그러한 잠시 하늘도 파랗고 여름날씨답게 뜨거운 기운이 땅에서 하늘로 번지면서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지 모르는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매미는 여름날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곤충같기도 하지만 실제 매미의 일생을 알고나면 그렇게 울어야만 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의 이치인지도 모릅니다. 매미는 애벌레로 땅속에서 평생을 살다가 잠시 땅으로 나오자마자 얼마 살지도 못하고 죽어 버립니다. 보통 매미 애벌레로 7년간의 땅 속에서 있다가 생을 마감하기전에 약 2주간 정도 땅위에서 살다가 죽어야 하는 매미로서는 이러한 자연의 법칙이 억울할지도 몰라 더 목청을 울리듯 소리를 내는지도 모릅니다.
매미 수컷이 크게 소리를 내는 목적은 죽기전에 암컷을 불러들려 종족 번식을 위한 마지막 임무를 다하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컷 매미가 암컷 매미를 만나 일생을 마치기까지는 정말 힘들다고 합니다. 애벌레로 있으면서 다른 것들에 의해 먹히기도 하고 성충이 되어도 암컷도 만나지 못하고 죽는 수컷 매미도 많다고 하니, 어찌보면 허망한 매미의 일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미들이 자신의 날개와 몸으로 거친 소리를 내는 것은 소음이 아니라 살아가야만 한다는 그들의 삶의 합창일 것 입니다.
그런데, 매미가 애벌레로 살다가 성충이 되어 매미로 죽는 매미의 일생이 어떻게 보면 허무하고 단조롭기도 하지만 자연의 섭리로 보자면 결국 인간도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람도 결국 자신의 한 때를 만나기 위해 수 많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것과, 매미가 자신의 마지막 본분을 다하기 위해 살아가는 과정은 결국 긴 시간으로 보면 다를 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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