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석파정, 흥선대원군 별서

서울 부암동에 있는 서울미술관 석파정 풍경입니다.

 

서울미술관은 갤러리중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자연과 역사가 함께 어우러진 정취를 갖고 있는 장소라고 여겨집니다. 서울미술관은 경복궁역에서 그리 멀지 않아 시내에서 가깝게 있고 아름다운 산을 배경으로 참으로 잘 지어진 것 같습니다.

 

서울미술관에서 전시회를 보고 옥상 위로 올라가면 바로 석파정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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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장소가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서울미술관의 유래를 따져보면 석파정이 흥선대원군 후손들의 개인소유 별장으로 세습되었다가 2006년도에 경매로 팔려 2012년 지금의 서울미술관으로 변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개인 소유지라서 개방이 되지 않았던 지역인데, 서울미술관으로 변모하면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에 들렸다가 볼 수 있는 곳으로 된 것입니다.

 

이곳은 원래 7채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안채, 사랑채, 별채와 같은 살림채와 중국풍의 정자 등 4개 동이 남아있고 사랑채 서쪽 뜰에는 서울시 지정보호수 제60호인 노송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왕산 자락에 떡 하니 자리잡은 흥선대원군의 별서를 가보면 이곳의 주변이 얼마나 아름답고 자연경관도 수려하며 전망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이 굉장히 많은 세월 동안 비공개로 되었기에 지금도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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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장에 가면 바위와 노송 등이 참으로 볼만하고, 특히 낙엽과 단풍이 지는 가을에는 더욱 아름다운 곳입니다.

 

흥선대원군도 이곳이 너무 아름답고 멋진 곳이라 계략을 써서 인수했다고 합니다. 원래 주인은 조선말 김흥근이라는 자의 것인데 흥선대원군이 여기를 매매하고자 했으나 거절당하자, 자신의 아들인 고종을 이곳에 묵게하고 임금이 묵은 자리에는 신하가 살 수 없다는 규정을 앞세워 결국 이곳을 인수합니다.

 

말이 인수지 사실은 임금을 앞 세워 반강제로 빼앗아 자신의 별장으로 쓴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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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서 집 앞으로는 계곡이 자리 잡고 이와 함께 숲도 있어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이곳을 둘러보아도 좋은 장소인데, 그 당시 흥선대원군도 여기에 들렸다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을 것 같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계략을 써서 남의 것을 이렇게 빼앗은들 무엇하겠습까?

정작 조선이라는 나라를 일본에게 통째로 빼앗기는 수모를 겪게 되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은 아들이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살아 있는 왕의 아버지로 대원군에 봉해지고 최고의 권력을 휘둘렀지만 결국은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읽지 못한채 쇄국정책에 매달리다가 조선을 쇠망하게 만들게 됩니다. 나름대로는 흥선대원군이 안동김씨의 권세를 꺽고 서원을 폐쇄하는 등 개혁을 하고자 했으나 왕권강화에 치우쳐 경복궁 재건 사업을 벌이다 오히려 백성을 어렵게 하여 민심도 잃고 결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로 조선이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일 기회도 놓치게 됩니다.

 

오늘날 흥선대원군 이하응에 대한 평가는 분분합니다.

그러한 그가 휴식을 취했던 곳을 들러 보았습니다.

 

길가의 끝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곳에도 겨울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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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서를 끼고 오르막길이 나옵니다.

안내판에는 '구름길'이라고 써 있는데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별서의 지붕과 멋진 주변의 풍치를 내다 볼 수 있습니다.

 

겨울이 한참 시작된 때라 나무들도 모두 앙상하지만 그래도 볼만합니다.

구름길은 돌로 잘 이어져 있어 걷기에는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혹시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조심해서 올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찾았던 때에는 눈이 없어 올라가기에 좋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겨울은 눈이 많이 오지 않네요.

 

그 오르막 길을 쭉 올라가면 옆으로 보이는 별서의 풍경도 좋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가면 화가 이중섭의 소 그림을 본딴 벽화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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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을 다 올라가면 별서의 지붕 모양이 멋지게 보입니다.

그리고 석파정의 풍경도 멀리까지 다 보여, 이 오르막길은 꼭 올라 가볼만 합니다.

 

우리의 전통미를 보여주는 기와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좋습니다.

궁에서 보았던 기와 풍경이 다시 생각납니다.

가지런하게 정리된 선과 선의 이음새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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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을 따라 걷습니다.


루쉰의 단편집 중 <고향>의 맨 마지막 글이 떠 오릅니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사실 땅에는 원래 길이 없었다.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곧 길이 된 것이다."

 

별서 위로 둘러진 이길을 걸으면 나무와 함께 어우러진 한 폭의 한옥그림을 보는듯 합니다.

길을 걸으면서 생각도 하고, 담벼락 사진도 찍어봅니다.

 

길을 다 걸어 내려오면

처음 만났던 대원군 별서를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 가을 풍성하게 열렸던 감나무 위의 감나무들이 아직까지도 까치밥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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