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였던가?
땅끝마을이라는 해남 달마산에 있는 도솔암을 가보셨습니까?
해남 여행을 오면서 기기묘묘한 암석에 둘러싸인 가파른 곳에 터를 잡아 운둔의 암자를 만든 이가 궁금해졌다. 땅끝 마을 해남에 들어서면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달마산 도솔암이었다. 푸른 바다가 멀리 보이면서 살며시 불어오는 봄의 바람이 회색의 바위 옆에 연분홍으로 물든 진달래 꽃을 이리저리 흔들 때 도솔암으로 발걸음은 무척이나 바빠지고 있었다. 길게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따라서 하늘과 바다를 번갈아 가다 보면 갑자기 꼭대기에 숨어있는 암자 하나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바로 도솔암이었다.
해남 달마산 도솔암
도솔암으로 가다 보면 멀리서 보이는 치맛자락 같은 바위들의 능선은 달마산의 풍경을 더욱 신비롭게 보이게 합니다. 그냥 달마산을 올라 도솔암으로 가는 길은 길목마다 풍경이 다르게 보입니다. 바다에서 땅끝으로 불어 오는 바람, 그리고 산 모퉁이 어딘가에서 울어대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은 고요함 속에 단조로운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뛰어넘는 곡조로 들립니다.
보이는 것은 환각일까? 들리는 것은 환청인가? 하면서 탄성을 자아내면서 도솔암을 찾아갑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곳곳에 피어난 진달래 꽃들 사이로 언뜻 보이는 땅끝과 바다가 맞닿는 풍경을 즐기면서 결국은 구름 아래 고고하게 자리잡은 요새와 같은 은둔의 암자를 만나게 됩니다. 도솔암에 도착한 것입니다.
도솔암에 얽힌 전설
도솔암 연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암자 가까이에 있습니다. 도솔암은 무척 오래 되었는데, 통일 신라시대 말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였는데, 정유재란 때 명량해전에서 패해 달마산으로 도망친 쪽발이들의 만행에 의해 모두 불에 타서 없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도솔암은 전소되고 그 흔적만 남겨졌는데 그러다가 아주 신기한 일이 발생됩니다.
정말 '서프라이즈'에 나올 법한 이야기로 2002년 오대산에 있는 월정사의 법조스님은 3일 동안 현몽을 꿉니다. 바로 도솔암을 재건하는 것이었습니다. 강원도 오대산에 계신 고승에게 부처님이 오더를 때려서 전라도 해남 땅에 있었던 도솔암을 재건하라는 꿈을 꾼 것입니다. 법조 스님은 이 꿈을 매우 신기하게 여기고 바로 도솔암 재건에 착수하여서 32일 만에 단청까지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도솔암에는 용에 관한 전설도 있습니다. 도솔암 아래 천년을 살던 용이 있었는데 어느 날 승천하면서 바로 그 자리에 샘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샘은 일년 내내 마르지 않았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산 꼭대기 바위에 샘이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기도 합니다.
해남 땅끝과 바다가 한 폭의 그림
기왕에 도솔암까지 왔으니, 도솔암에 대해 더 알아야 합니다. 도솔암을 창건한 의상대사는 불도를 닦으면서 낙조를 바라보며 더욱 수행에 정진했다고 합니다. 도솔암에서 바다 쪽으로 보이는 낙조는 가히 해남에서 일품이라 합니다. 이곳에서 해가 질 때는 붉게 서쪽 하늘이 물들고 도솔암과 바위들은 황금빛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사실 실제 도솔암에 가보면 막상 보이는 것은 작은 전각과 덩그러니 있는 한 그루의 나무, 조그만 마당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달마산이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릴 정도로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기암괴석으로 이어진 바위 병풍의 꼭대기에 기가 막히게 자리를 잡은 도솔암을 보면 왜 은둔의 암자가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것입니다.
해남 땅끝 일대와 다도해가 병풍의 그림과 같이 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도솔암입니다.
한국의 산티아고, 달마고도와 도솔암
한국의 '산티아고'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달마고도를 걸으면서 도솔암을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대한민국에는 도솔암이라는 이름을 가진 암자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연과 조화가 되어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 보이는 은둔의 암자인 도솔암은 절묘함을 지나 신비함을 자아냅니다. 어떻게 암자 정면으로 작은 돌을 저렇게 많이 쌓아 올려서 축대까지 만들 생각을 했었을까? 그리고 도솔암으로 올라 가는 돌계단을 걸으면 마치 하늘로 걸어가는 느낌도 들게 합니다. 도솔암으로 올라가면서 고개를 돌려 서쪽을 보면 바로 그곳에 땅끝과 바다가 하나 되어 있는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남 도솔암 사진
해남 도솔암을 가다가 찍은 사진들을 모았습니다. 날씨가 좀 더 좋았고 구름도 맑게 떠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미세먼지가 이 정도였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도솔암을 갈 때, 차라리 운무가 약간 끼거나 구름이 있으면 사진이 조금 더 잘 나올 것 같습니다. 도솔암을 갈 때, 그날의 날씨와 기후 예보를 꼭 확인해 보고 가신다면 많은 참고가 되리라 봅니다.
도솔암 가는 길
도솔암 가는 길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는 미황사에서 가는 방법이 있고, 둘째는 직접 차를 몰고 달마산 도솔암 가까이 있는 주차장까지 오는 방법입니다. 각자의 사정과 체력 조건에 따라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저는 둘째 방법으로 도솔암 인근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갖고 와서 도솔암까지 걸어 갔습니다.
도솔암 주차장 네비 주소
전남 해남군 북평면 영전리 산 77-6
도솔암 주차장
도솔암 주차장은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만일 주말이나 휴일에 간다면 차를 주차하기가 매우 곤란할 수 있음을 미리 알고 가셔야 합니다. 주차 공간은 이리저리 차를 세워도 약 20여 대를 넘지 않으니, 아침에 아주 일찍 방문하시기를 권유드립니다. 물론 주차관리를 해주는 사람도 없고, 주차비도 없습니다.
도솔암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면 바로 안내 표지가 나옵니다. 도솔암 주차장에서 도솔암까지는 약 800m로 아주 가깝습니다만 가는 길이 아주 절경입니다. 도솔암 가는 길 안내와 함께 도솔암의 유래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도솔암을 가다 보면 만나는 진달래와 하얀 바위들이 보입니다. 공룡의 뼈다귀 같은 바위들과 연분홍 색깔의 진달래 꽃들이 대비가 되면서 멋진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가다가다 쉬어가면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저 끝으로는 바다도 보입니다. 땅끝과 바다가 보이는 수채화 같습니다.
도솔암을 향해 가다가 두 분의 비구니 스님들을 만났습니다.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저는 다시 도솔암으로 올라갑니다. 얼마나 갔을까, 저기 저 멀리 두 개의 바위 사이로 빼곡하게 숨은듯한 도솔암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도솔암입니다. 무척 작은 암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위틈에 껴 있는 은둔의 암자, 도솔암입니다. 도솔암으로 올라가기 이전에 도솔암이라고 기왓장에 누군가 써 놓은 것이 보입니다.
가까이서 본 도솔암입니다. 무척 작고 낡은 암자입니다. 이곳 안으로 들어가면서 몇 사람이 앉아 있기에도 작은 공간입니다. 그러나 이곳에 암자를 다시 재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까 합니다. 여기 있는 기왓장을 모두 밑에서 들고 올라왔다니 이 또한 매우 힘들었을 것입니다. 암자 외관은 비바람으로 인해서 색깔이 다소 바래지고, 건물이 기울어져 가는지 받침목으로 버티어 놓았습니다.
도솔암 사진 촬영 포인트
도솔암의 자태를 사진으로 잘 담아 두고 싶었는데, 바로 아래 100m로 내려가면 삼성각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도솔암 사진 찍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그곳에서 도솔암 사진을 찍습니다. 여기가 바로 도솔암 포토 포인트입니다. 입간판으로 친절하게 도솔암 사진 찍는 곳이라 써 놓은 곳에 서서 전경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이곳에서 도솔암 전경 사진을 찍으면, 아래와 같은 풍경이 나옵니다.
도솔암 전경 사진을 찍고 바로 근처에 있는 삼성각도 한번 둘러봅니다. 삼성각 현판 왼쪽으로 살짝 도솔암을 다시 담아 봅니다. 삼성각에도 사람들이 많이 들리는데, 이곳은 문을 꼭 닫으라고 안내를 해 놓았습니다. 아마도 바람이 무척 세서 문을 열어 놓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삼성각 근처에서 다시 달마산 풍경을 한참 내려다봅니다.
해남 달마산 도솔암을 떠나갑니다. 오던 때와 마찬가지로 진달래 꽃들은 회색 바위와 같이 멋진 풍경을 그대로 또 보여줍니다. 가을이 되어서 달마산에 단풍이 들면 다시 한번 와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벌써 듭니다. 사람이 원래 단순해서 뭐가 그냥 좋으면 이유가 없습니다. 사람이 좋으면 그냥 좋고, 맛이 있으면 그 식당이 그냥 좋고, 풍경이 좋으면 그냥 그곳에 또 가고 싶은 것입니다.
호사로운 산책을 하면서 빼어난 달마산 절경과 함께 도솔암을 공짜로 구경하였습니다. 이 블로그 글은 특정 종교의 지원을 받은 것도 없고 도솔암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반인이 내 돈으로 기름사서 차를 타고 해남으로 여행을 갔다 와서 쓴 것임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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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여행코스로 해남 달마산 도솔암을 추천합니다. 해남으로 여행을 갔다가 만일 달마고도 달마산 도솔암을 못 봤다면 앙꼬 빠진 찐빵을 드신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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