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불꽃축제, 땅은 쓰레기축제
하늘을 밝게 수 놓고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와 화려하고 멋진 느낌을 주는 여의도 세계불꽃축제가 어제 저녁에 개최되었습니다. 저도 모처럼 연휴를 즐기는 때라 막내 아들을 데리고 한강 이촌공원으로 삼각대와 카메라를 메고 향했습니다. 이때가 대략 오후쯤이었는데, 가보니 정말 인산인해였고 어쩌면 밤에 터지는 불꽃수 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습니다.
불꽃축제장으로 걸어가는 것인지 밀려가는 것인지 모르게 자동으로 발걸음이 떠밀려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평소에 사람들이 볼것도 없고 갈곳도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런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좌우지간 황금휴일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고 모두 모인 사람들인 것은 분명하겠지만, 사실 알고보면 불꽃축제는 문제가 많습니다.
텐트 위로 터지는 화려한 불꽃
불꽃축제, 이대로 좋은가?
이날 여의도에서 보여진 불꽃축제에서는 영국, 중국,이탈리아, 한국이 참가하여 다양한 주제로 밤하늘을 멋지게 형형색색으로 물들였습니다. 그러나, 불꽃은 이쁘겠지만 불꽃 축제의 현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좋은 구경거리를 서로 보겠다고 온것은 모두 같은 마음이겠지만 사람들끼리 배려하는 것도 없어 보였고, 공중도덕도 어디로 사라졌습니다.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엄청나게 큰 텐트 또는 작은 텐트를 가져온 사람들, 볼거리보다 먹을거리에 더 관심이 많은지 음식물 쓰레기는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같이 온 일행을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큰 문제는 '텐슬아치'였습니다.
캠핑 바람이 불어서인지 큰 텐트들도 예전보다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일찍왔기에 텐트를 친 곳이 바로 자신의 자리라고 강조할 수 있지만 공원은 엄연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공동쉼터이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텐트를 가지고 와서 또 자기 친 텐트 옆에 커다란 돗자리까지 몇장 깔아 놓고, 공원에 텐트로 알박이 하고 바로 텐트 맨 앞에는 높은 의자까지 갖다 놓고 한마디로 가관입니다. 텐트를 치고 한강에서 벼슬하고 계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한강 강가는 물론이고 걸어다니는 보도에까지 텐트가 설치되어 통행이 방해되는 것도 문제인데, 어떤 곳은 텐트를 친곳을 자세히 보니 꽃들은 다 뭉개져 있었습니다. 불꽃은 아름답지만, 한강공원 도로에 핀 꽃들은 그날 아름답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막상 불꽃 축제가 시작되면 텐트를 정리하라는 안내 방송이 있음에도 나몰라 하며 무한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물론 텐트를 가져 오신 분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전체를 망치는 분위기라 할까요? 큰 텐트를 접으면 그 자리에 몇 명이 함께 더 즐겁게 불꽃축제를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텐트를 접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축제가 시작될 무렵에 정말로 텐트를 접는 분들도 보였는데, 대다수는 텐트를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불꽃축제가 시작될 때 텐트를 정리하는 쪽보다는 정리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영역을 고수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텐트로 자리 잡고 불꽃사진 잘 찍으셨습니까?
텐트 앞에 삼각대를 몇개 미리 세워 놓고 그 앞에 서서 다른 사람들의 전망을 가리든 말든 사진은 어떤 분은 "나만 불꽃사진 찍는다"는 대단한 자세를 보여줍니다. 얼마나 사진을 잘 찍는 분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사진을 찍기 이전에 무엇이 중요한지 먼저 잘 아셔야 할 것 입니다.
불꽃 축제가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고 좋은 사진도 찍는 행사가 되려면 주최측도 무조건 사람만 끌어모으는 것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안전 관리는 물론이고 시민들에게 참여할 때 텐트는 차라리 처음부터 치지 못하게 해야 할 것 입니다. 텐트 쳐놓고 제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불꽃 사진이 더 잘 나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앞에다 텐트로 자리 잡고 불꽃사진에 너무 전념하셔서 인지 뒤에서 좀 앉아서 찍어달라고 부탁하여도 들은척도 하지 않고 꼿꼿하게 선 자세로 계속 열심히 찍습니다. 그래서 불꽃 사진 잘 찍으셨습니까?
불꽃축제인가? 쓰레기축제인가?
하늘에는 신나게 불꽃이 터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땅에는 쓰레기만 쌓여 갑니다. 불꽃축제 주최측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했는지 아예 쓰레기통도 몇개 만들어 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먹다가 버린 치킨 닭뼈들은 한강공원에 굴러다니고 여기저기 먹다 버린 음식 냄새도 풍깁니다. 술냄새까지 진동하며 불꽃축제는 밤이 어두워질수록 난장판이 되어 갑니다.
불꽃축제에 100만명이 왔다고 하는데, 이날 나온 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요? 불꽃축제가 끝나고 한강대교로 올라 가는 계단에도 음식물 쓰레기는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런식으로 불꽃축제가 계속 앞으로도 진행된다면 차라리 축제를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쓰레기가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불꽃축제라면 차라리 폐지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의도 불꽃축제 지금까지 몇번 가봤지만 점점 갈수록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불꽃축제에 갈 생각이 없어지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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