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소소한 사진이야기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by photoguide 2017. 12. 7.

날씨가 더 추워졌는지, 아니면 점점 더 게을러지는 것인지 오늘은 밖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컴퓨터에 저장 된 사진 파일을 정리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사진을 찍고 사진파일을 잘 정리하는 것도 큰 일중에 하나입니다. 사진 파일의 용량이 커지다 보니 점점 하드디스크도 차고 또한 백업 파일을 보관하는 외장하드도 어느새 꽉차서 새로 또 구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파일을 정리하다 보니 RAW 파일의 용량이 많이 차지하는데, 모니터로 리뷰를 해보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파일은 과감하게 삭제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파일은 쌓여 가는데 이에 비해 사진을 찍는 열정은 예전보다 그러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사진을 하루 종일 열심히 찍었다고 생각하고 컴퓨터를 옮기다가 실망을 한 날도 많았는데 그냥 지우지도 못한 파일들이 쌓여서 거대한 용량만 차지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디렉토리에 묻혀 저도 잘 안보는 사진이 되고는 합니다.

 

과감하게 지울 사진들은 지워야겠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일 보다는 아무래도 사진을 찍지 않는 날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컨디션도 예전같지 않지 않아, 삼각대를 들고 나간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한때는 바리바리 싸들고 삼각대와 함께 무거운 EF 28-300mm 할배렌즈까지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찍었는데, 할배렌즈도 요새는 푹 쉬고 있습니다.

 

요새는 간단하게 달랑 렌즈 하나에 카메라 한대만 가지고 나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얼마전 아침에 내린 눈이 응달에 조금 남아 있는데, 노오란 은행나무잎이 그 위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가을이 한참이던 때에 떨어졌어야 할 은행나무잎이 눈 길 위에 뒹구는 것이 한편으로는 측은하게도 보이지만 또 다르게는 색다르게 보입니다.

시대를 달리하여도 용감한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이, 계절을 달리하여도 끝까지 남아 있었던 은행나무 잎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노오란 자태를 잃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

 

ⓒPhotoGuide.com Korea Photos

 

앙상하게 남은 가지마저 쳐버려진 상태로 겨울을 이겨내야 하는 나무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꼿꼿하게 선채로 추위와 맞서여 하는 나무들은 강풍도 버텨야 하고 매서운 추위를 보내기 위해 생존전략을 짜야 합니다.

거추장한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는 한 여름내내 풍성하였던 수 많은 잎들도 떨구어야 했습니다.

 

ⓒPhotoGuide.com Korea Photos

 

겨울이 시작되는 때, 마지막 남은 잎사귀입니다.

파란 하늘에 대비하여 보이는 갈색 이파리들은 낙엽으로 떨어지면서 갈색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낙엽은 떨어지면 그 나무 아래서 또 거름이 되어 내년에 더욱 비옥한 땅으로 함께 하면서, 그 나무을 더 풍성하게 할 것 입니다.

 

ⓒPhotoGuide.com Korea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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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의 끝은, 겨울의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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