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 왔습니다.
무더운 그 여름날의 기억도 이제는 저 멀리 사라져가고, 아침 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에 가을이 왔음을 문득 느낍니다.
가을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가을은 겸허하게 자신 반성을 하기 좋은 계절이라고도 합니다.
한해 내내 무엇인가 열심히 산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이렇다 할 이루어 놓은 것도 없고 또 한해가 지나가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올 한해가 마무리 되어 가는 때입니다.
'가을에'라는 정한모 시인의 시를 소개하여 드립니다.
가을에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 쥔 아가의
작은 손아귀 안에
당신을 찾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어제 오늘이
마침내 전설(傳說) 속에 묻혀 버리는
해저(海底) 같은 그 날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달에는
은도끼로 찍어 낼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할머니 말씀이
영원(永遠)히 아름다운 진리(眞理)임을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
불같이 끓던 병석(病席)에서
한없이 밑으로만 떨어져 가던
그토록 아득하던 추락(墜落)과
그 속력으로
몇 번이고 까무러쳤던
그런 공포(恐怖)의 기억(記憶)이 진리라는
이 무서운 진리로부터
우리들의 이 소중한 꿈을
꼭 안아 지키게 해 주십시오.
- <여백을 위한 서정> (1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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