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오늘의 사진

[오늘의 사진] 너 누구니

by photoguide 2022. 2. 2.

너 누구니?

홍영철

가슴속을 누가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다

창문 밖 거리엔 산성의 비가 내리고

비에 젖은 바람이 어디론가 불어가고 있다

형광등 불빛은 하얗게

하얗게 너무 창백하게 저 혼자 빛나고

오늘도 우리는 오늘만큼 낡아버렸구나.

가슴속을 누가 자꾸 걸어가고 있다.

보이지 않을 듯 보이지 않을 듯 보이며 소리없이.

가슴속 벌판을 또는

멀리 뻗은 길을

쓸쓸하게

하염없이

걸어가는

너 누구니?

너 누구니?

누구니, 너?

우리 뭐니?

뭐니, 우리?

도대체.

 

시집 <가슴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 중에서

 

'KBS문학관 외등' 이라는 작품속에서 이 시가 나옵니다.

가슴 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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