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낮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도시가 주는 차디찬 이미지는 밤이 되면 더욱 차가워져 콘크리트 빌딩들이 더 삭막해 보이고 썰렁한 거리는 스산함을 보인다.
코로나 때문인지 이른 저녁임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그냥 그곳을 찍어보니 도시야경이다.
마곡동은 개발된지가 얼마되지 않은 지역이고 또한 저녁이면 사람들의 모습도 찾아보기가 어려워진다.
서울의 도시 야경은 시내나 또는 강남 붐비는 곳에서 네온사인과 조명이 찬란한 곳에서 찍으면 그 화려함이라도 있으련만 이곳 마곡동 밤풍경은 황량하다.
버스 정류장도 그렇고 오가는 차량도 별로 없다.
마곡동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가고, 사람들은 하나 둘 바쁜 걸음으로 귀가 버스를 탄다.
밤이면 도시는 바쁘고 화려한 모습으로 보여져야 하는데, 이곳은 너무 조용하고 거리도 한산하다.
몇몇 새로 지은 오피스텔이나 빌딩들은 임대라는 간판이나 표식만 간간히 보인다.
아직도 마곡동은 더 있어야 밤풍경이 멋있어질 것 같다.
이것은 가까운 발산역 부근도 비슷한 분위기 같다.
하루가 끝나가고 저물어 가는 시간에
버스 정류장에서 서성이다 찍어 본 몇장의 사진들...
그리고 롱펠로우의 시를 여기에 남겨본다.
+ 하루가 끝나고
하루가 끝나고 어둠이
밤의 날개에서 내린다
독수리가 날다 흘린
깃털 하나 천천히 떨어지듯
마을의 불빛
비와 안개 속에
빛나는 걸 보노라니
알 수 없는 서글픔 휩싸와
내 영혼 그것을 감당할 수 없구나
서글픔과 그리움의 느낌
아픔이라고는 할 수 없고
안개와 비가 비슷하듯
그냥 슬픔과 비슷한 어떤 것
이리 와 내게 시를 읽어 주오
이 산란한 심정 달래고
낮의 온갖 상념 몰아내 줄
소박하고 감동적인 시를
옛 거장들의 시는 그만 두오
장엄한 시인들의 시도 그만 두오
그네의 아득한 걸음 소리
아직 시간의 통로에서 메아리치오
저들의 거창한 생각 듣노라면
마치 군대의 행진곡처럼
싸우고 또 싸우라는 것만 같소
허나 오늘밤 나는 휴식이 그립소
소박한 시인의 시를 읽어 주오
여름 구름에서 소나기 쏟아지듯
아니면 두 눈에 눈물이 고이듯
가슴에서 우러나온 노래를
힘들고 긴 낮을
평안 없는 밤들을 보냈으면서도
영혼 속에서 아름다운 가락의
음악을 들었던 시인의 노래를
그런 노래가
쉼 없는 근심의 맥박을
가라앉힐 수 있소
그리고 기도 다음에 오는
축복의 말처럼 들린다오
그러니 그 소중한 시집에서
당신이 고른 시를 읽어 주오
그리고 시인의 운율에 맞춰
당신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오
그러면 밤은 음악으로 가득 차고
온 낮을 괴롭혔던 근심은
아랍인들이 천막을 거두고 떠나듯
조용히 조용히 떠나가리다
(롱펠로우· 미국 시인, 1807-1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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