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늦은 가을입니다.
만추(晩秋)라고도 합니다.
길가에는 화려하고 멋지게 피었던 백일홍도 서리를 맞고 햇볕을 쬐면서 서서히 말라가고 있습니다.
이쁜 꽃들이 시들면 보기가 좋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그 자태를 유지하면서 그대로 그렇게 자연에 적응하는 모습 또한 아름답지 않은가요?
꽃은 피어서만 꼭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피고 나서도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함에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가을이 다 지나가면서 점점 말라가고 비틀어지는 백일홍의 가을 모습입니다.
만추라고 하니 탕웨이가 나왔던 그 영화가 문득 생각납니다.
만추
감옥에 수감된 지 7년 만에 특별 휴가를 나온 여자 애나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남자 훈의 짧고 강렬한 사랑.
탕웨이 애나의 수인번호 2537번.
그녀는 남편을 살해한 죄로 7년째 수감 중,
갑작스런 어머니의 부고로 모범수였던 그녀는 3일간의 휴가가 주어진다.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시애틀 행 버스, 쫓기듯 차에 탄 훈이 차비를 빌린다.
시애틀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난 훈은 여자들에게 원하는 사람이 되어주고 시간을 함께 보내고 사랑을 파는 남자로 조직 보스의 아내와 놀아난 죄로 도망치는 신세다.
한국인 훈과 중국인 애나는 서로 영어로 소통한다.
애나는 훈에게 어머니 장례식만 마치면 감옥으로 다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애나는 중국어라고는 하오(좋다), 화이(나쁘다)밖에 모르는 훈에게 자신의 아픈 내면의 이야기를 한다.
그녀는 그렇게라고 말이라도 건네야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었던 것일까?
어머니의 장례식 날 가족들 사이에 외로이 있는 애나를 또 찾아온 훈.
교도소로 돌아가야 하는 애나는 버스를 타고 훈은 아쉬워서 그녀의 옆자리에 다시 앉는다.
훈은 그녀의 이 순간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애절하고 진한 키스를 나눈다.
애나가 교도소에서 나오면 이곳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2년 후 그곳에 애나는 왔지만...
훈은 오지 않는다.
애나는 허공에 대고 '오랜만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냥 만추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이런 늦은 가을에 보면 좋은 영화일 것 같습니다.
짙은 안개가 가을의 느낌을 확 와닿게 하는 영상미도 일품이었고 시애틀이 또 그렇게 멋진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정적인 영상과 잔잔한 감성...
애잔하면서도 그리운 정서가 그대로 녹아있는 영화 만추
늦은 가을에 꼭 봐야 할 영화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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