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을 여행하든지 소소하게 발견하는 아름다운 것들은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그냥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해 주는 것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의 돌담과 흙담이 또한 그러합니다.
한국의 멋, 전통의 미를 담벼락에서 발견하다
어찌 보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담벼락입니다. 그냥 시골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담벼락이 있는 사잇길을 걸어 보셨는지요? 돌담길이 되었든 흙담길이 되었든 길을 따라서 가지런히 정돈된 담벼락은 그냥 넉넉한 시간을 가로질러서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시간을 갖게 합니다.
아산 외암마을 담벼락
아산 외암마을에 가면 오래된 한옥들을 보는 것도 좋지만, 한옥을 둘러싸고 있는 담벼락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고즈넉한 풍경을 즐겨보면 어떨까요? 담은 자신의 주거지와 외부 세계를 경계 짓기 위하여 돌이나 흙으로 쌓아 올린 것인데, 우리의 전통 담벼락을 자세히 보면 그 느낌이 새롭습니다.
때로는 걷다가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촘촘히 쌓인 돌담을 봅니다. 꼼꼼하게 쌓아 올린 돌들을 보면서 어찌 이렇게도 조화롭게 담벼락을 만들었는지 놀라게 됩니다. 만일 저에게 돌을 무더기로 주고서 담벼락을 쌓아보라면 아마도 돌 몇 개 올려놓고 무너진 돌들을 보면서 망연자실할지도 모르지만, 그 옛날 우리의 조상님들은 주거지를 빙 둘러서 어떻게 정교한 돌담을 쌓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경주 양동마을 담벼락 풍경
아산 외암마을 돌담과 같이 경주 양동마을의 담벼락도 돌로 차곡차곡 잘 쌓아 올려져 있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가까이서 쌓아 올린 돌들을 가까이서 클로즈업 해보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모자이크 무늬와 같고, 가까이서 보면 너무 잘 만든 꾸밈돌 같이 보입니다.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그 느낌은 다르겠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멋이 주는 아름다운 담벼락은 가까이 볼 때 그 느낌이 더욱 좋습니다.
잘 쌓아진 돌담길 사이에 계단들도 보기에 좋습니다. 잠시 이곳에 앉아서 이곳 저곳을 두리번거립니다. 그러고 보니 돌담의 담벼락 사이에 피어난 보라색 매발톱꽃이 돌담길을 더 풍치 있게 보여줍니다. 누가 일부러 심지는 않았을 텐데 담벼락 사이에 자연스럽게 피어난 생명의 신비는 한층 더 돌담길을 매력적으로 꾸며줍니다.
돌담길 못지 않게 흙담길도 좋습니다. 진흙 반죽을 잘 개어서 올리고 그 사이사이에 큰 돌을 넣어서 안정감과 미적 감각을 더 멋지게 하는 흙으로 만든 담벼락도 또한 우리 조상님들의 삶의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그냥 흙으로만 쌓아 올리면 쉽게 무너질 것 같아 중간중간마다 커다란 돌을 넣어 한층 든든한 담벼락이 되었습니다.
흙으로 빚어진 담벼락 위로 봄의 당당함을 보여주는 겹벚꽃은 돌담길을 더 멋있게 합니다. 겹벚꽃뿐만 아니라 오래된 고목들도 흙담 위로 보이면서 넉넉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누구였던가? 이렇게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그대로 잘 살려서 담벼락을 만든 이는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담벼락 옆에는 나무나 꽃들이 피어나서 그냥 흙담길을 걸으면서 자연의 느낌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머리 형상을 한 불두화가 이제 막 피어나고 있습니다. 담벼락을 따라서 그냥 걷는 길은 특별하게 어디를 가야 한다는 목적지를 두지 않아도 찬찬히 걷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런 담벼락을 보면서 걸어 보셨는지요?
담벼락의 추억
담벼락은 누구를 외부로부터 지켜주는 보루와 같습니다.
나는 누구에게 담벼락이 되어 준 적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당신은 누구에게 든든한 담벼락이 되어 보신 적이 있는지요?
봄이지만 차가운 바람이 몰아칠 때 햇볕의 온기를 그대로 머금은 담벼락은 나의 등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에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아무 생각 없이 서 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있는 것이 왜 그리 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래된 담벼락 길을 따라 걸으면 시간은 과거로 흘러가고 회상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게 됩니다.
봄바람이 라일락 향기를 머금고 코끝으로 스쳐 오는 이때 이런 담벼락을 끼고 걸어보시면 어떨까요?
돌담길도 좋고 흙담길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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