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에 가면 꼭 가야 하는 머스트씨 플레이스가 바로 백양사 쌍계루입니다.
지금과 같은 가을 단풍이 들 무렵이면 쌍계루는 그 아름다운 자태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어제 가본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양사 쌍계루 앞 연못가에는 단풍 구경을 나온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울긋불긋하게 아름답게 보이는 단풍의 모습은 연못에 반영돼 아름다운 한폭의 수채화로 보입니다.
왜, 쌍계루인가?
가을 단풍으로 가장 손꼽히는 내장산은 어디를 가도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은 크게 내장사가 있는 내장산과 백양사가 있는 백암산 구역으로 나뉘어집니다. 그래서 내장산을 가면 어느쪽을 가야 좋을지 조금 헷갈리기도 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가을 단풍을 보러갈때는 더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닌데, 두 군데 다 보면 좋지만 어느 하나만 꼭 선택을 해야한다면 저는 백양사를 꼽습니다.
내장사는 전북 정읍시, 백양사는 전남 장성군으로 사실 두 지역이 다소 떨어져 있습니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내장사 쪽이 좋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아기자기하면서 단풍의 절경을 보기에는 저는 백양사 쪽이 끌리더군요. 혹시 이 차이점이 궁금하신 분은 두 군데 다 갔다오시고 판단해 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두 군데 모두 가을 단풍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기는 합니다. 그러나 백양사에는 하얀 백학봉을 뒤로하고 계류가 흐르다 수정 같이 맑은 못을 이루는 자리에 쌍계루(雙溪樓)가 있기에 가을 단풍의 절경이 더욱 멋지게 보입니다.
바로 그 쌍계사 지금 볼만합니다.
백양사 쌍계루에서
포은을 만나다
올해 백양사 단풍은 지금 한창인데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주가 절정일 것으로 보입니다.
노랗고 빨갛고 그리고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 초록을 유지하는 나무들도 있어 자연의 형형색색이 쌍계루와 멋지게 어우러져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합니다.
쌍계루를 배경으로 물에 데칼코마니처럼 반사되는 모습은 장관이다.
우리나라에서 단풍 명소중 으뜸이라는 백양사 쌍계루는 매년 같은 단풍의 멋진 모습을 보이는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백양사 단풍은 조금 특이합니다.
여기 단풍은 우리나라 자생단풍으로 잎의 크기가 작습니다. 그래서 큰것은 어른 엄지손톱에서부터 작은 것은 어린아이의 손바닥만 하게 작고 귀여워 '애기단풍'으로 불립니다.
만추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쌍계루에서 이번 가을을 만나보세요.
정몽주가 느꼈던 그곳의 진한 감동이 지금도 전해질 것입니다.
포은 정몽주도 쌍계루를 보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지금 시를 청하는 백암사 스님을 만나
붓을 잡고 끙끙거리니 글재주가 부끄럽네.
청수가 누각 세우니 그 이름 소중하고
목은 선생 기문 지으니 가치 더해지네.
노을빛 아득하니 저무는 산은 붉고
달그림자에 배회하니 가을 물은 맑네.
오랫동안 인간사 시달렸으니
어느 날 소매 떨치고 그대와 오르리.
2021년 쌍계루 가을 단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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